[시론] 개혁과제 더 미루면 미래 없다

입력 2023-11-26 17:39   수정 2023-11-27 00:15

4차 산업혁명, 바이오혁명, 탄소중립 등으로 기존 산업과 신산업 간에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한 국가적 사활을 건 경제 전쟁이다. 미국과 중국은 표면적으로는 서로 견제하면서 뒤로는 공동의 이익을 위해 이율배반적 행동을 통해서라도 기업을 살리고 고용을 창출하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누군가는 승자가 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부를 축적할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사회는 자유무역주의는 온데간데없고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의 이기적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자원을 무기화하고 고급 기술과 제조업을 자국 산업화하고 고급 인력을 자국 내로 유입·육성해 우위를 점하려고 하고 있다. 인류가 자유무역으로 누려온 경제적 이익과 부의 불평등 해소는 이제 대의명분조차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자유무역의 가장 큰 수혜국 중 하나인 한국은 앞으로 이런 무역장벽을 헤쳐 나가야 하고 여전히 압도적인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작금의 현실에서 세계 어디에도 저출산과 고령화가 이토록 빨리 진행되는 나라는 없으며 이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한 국가적 위기로 다가올 것이다. 인구 문제의 종국은 연금 부족, 재정 부족에 그치지 않는다. 경제성장의 불씨가 꺼지고 자본을 축적하지 못하면 결국 투자 부족으로 인프라가 노후화하고 극심한 기후변화 등에 취약한 상태로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고 경기 침체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다. 당장 시급한 연금개혁이 없다면 연금을 내고도 못 받거나 쥐꼬리만 한 연금에만 생계를 의지해야 하는 노후 생계 불안을 맞이할 것이다. 재정을 건전하게 운용하지 않으면 세금이 부족해 국가가 재성장을 위한 투자를 못 하거나 복지가 다 허물어질 것이다. 교육개혁과 노동개혁이 없다면 우수한 고급 인력 공급 부족으로 결국 기업은 해외로 이전하고 한국 경제는 저성장으로 빠져들 것이다. 금융시장 개혁을 통해 책임투자를 명확히 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해야 공정한 자본시장을 통한 자본투자가 가능해진다. 에너지 시장 개혁과 에너지 요금 현실화 없이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에너지 안보를 담보할 수 없다. 하나부터 열까지 개혁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여야,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이걸 해결할 의지와 능력이 없어 보인다.

미래 세대에게 더 많은 짐과 재정 부담을 넘기려고만 하는 행태는 현세대가 미래 세대에게 죄를 짓는 일이다. 개혁과제를 당장 해야 하는 이유는 비효율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효율적 자원들이 낭비되나 현세대가 이를 방기하고 후세대에게 짐을 떠넘기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아직 태어나지도 않아 투표권이 없는 이들은 무한히 당하기만 할 뿐이다. 현세대가 책임져야 할 과제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시간이 없고 이대로 더 가면 국가가 지속할 수 없다.

현재 한국이 처한 현실을 보면 지속 가능한 미래가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올해 신생아는 25만 명을 밑돌 수도 있다. 점점 국가를 지탱할 젊은 인력이 줄어들고 부양할 노인 인구는 늘어나는데 일부에서 자꾸만 정부에 돈을 풀고 곳간을 비우라는 주장이 친서민적인 것처럼 포장되고 있다. 결국 누군가는 그 돈을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고 이자까지 늘고 있는 형국이다.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선거가 있을 때마다 포퓰리즘적 정책만을 근시안적이고 단기적으로 남발하며 장기 경제성장과 미래 세대를 위한 개혁과제를 방기하고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현세대가 개혁을 단행하고 미래 세대에게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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